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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쩔수가없다) 리뷰 (박찬욱, 이병헌, 연쇄살인)

by Adelios 2026. 2. 6.

 

박찬욱 감독의 20여 년 야심작 '어쩔 수가 없다'가 드디어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X'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17년간의 각본 작업 끝에 메이드 인 코리아로 탄생했습니다. 25년 동안 다닌 제지 회사에서 돌연 해고당한 중산층 가장 유만수(이병헌)가 재취업을 위해 치밀한 연쇄 살인을 계획하는 과정을 그린 이 작품은,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잔혹한 생존 구조를 박찬욱 특유의 미장센으로 풀어냅니다.

박찬욱 감독의 17년 집념, 원작 소설 'X'를 한국 영화로

박찬욱 감독은 1996년 출간된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X'를 처음 접한 순간부터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든 작품은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소설은 20년 전 프랑스 영화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에 의해 영화화된 바 있지만, 박찬욱 감독은 자신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자 했습니다. 무려 17년 전부터 각본 작업을 시작한 그는 원래 할리우드에서 영어 영화로 제작하려 했으나 투자가 무산되면서 한국 배우들과 함께 한국 영화로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국제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원작이 9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찬욱 감독은 이를 현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접목시켜 보편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이야기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제지업계 전문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내어 우편 사서함으로 이력서를 받던 원작의 설정은, CCTV와 과학 수사가 일상화된 현대 사회로 옮겨지면서 더욱 긴박한 스릴러로 진화했습니다.

특히 이 작품이 분명히 메이드 인 코리아여야 했던 이유는 한국 사회의 고용 불안과 중산층 붕괴라는 시대적 맥락과 완벽하게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25년 동안 다닌 회사에서 돌연 해고당한 중간 관리자의 절박함, 평균 열 달마다 이사를 가야 했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 그리고 자수성가하여 마련한 집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한 가장의 공포는 많은 한국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입니다.

구분 원작 소설 'X' 영화 '어쩔 수가 없다'
배경 1990년대 미국 현대 한국
제작 시도 프랑스 영화화(코스타 가브라스) 할리우드 → 한국 영화로 전환
각본 기간 - 17년
범죄 방식 잡지 광고 + 우편 사서함 CCTV 시대의 치밀한 계획

이병헌이 연기하는 유만수, 평범한 가장에서 연쇄 살인마로

이병헌이 연기하는 주인공 유만수는 사랑스러운 아내의 남편이자 두 아이의 아빠인 평범한 중산층 가장입니다. 25년 동안 다닌 제지 회사의 생산라인 감독을 맡고 있던 그는 멋진 내 집에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해고 통보를 받은 후, 그의 삶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가족을 위해 석 달 안에 재취업하겠다고 다짐했지만,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해야 했고, 결국 퇴직금마저 바닥나고 집을 팔아야 할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만수에게 있어 집은 그냥 평범한 주거지가 아닙니다. 그는 어린 시절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평균 열 달마다 이사를 가야 했던 불행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았던 만수는 자수성가하여 돈이 좀 모이자마자 바로 집을 샀고, 폐허에 가까웠던 집을 아내 미리(손예진)와 함께 깨끗하게 고쳐서 온실도 꾸미고 아이들을 위한 그네도 달았습니다. 이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만수가 평생 극복하려 했던 트라우마의 증명이자,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상징하는 보금자리입니다.

절박한 상황에 다다른 만수는 잘 나가는 제지 회사 파피로스를 찾아갑니다. 그곳에는 최선출이라는 반장이 있었는데, 매사에 여유 있고 호탕한 그에게 필사적으로 이력서를 내밀어 보지만 돌아오는 건 거절뿐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수는 생각합니다. 이곳에서 최선출이 맡아서 하고 있는 일은 누구보다도 자신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결심합니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고.

만수는 최선출의 자리를 자기가 차지하기 위해 치밀하면서도 극단적인 계획을 세우기 시작합니다. 먼저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핵심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최선출까지 제거하여 자신이 그 자리에 앉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손을 가려 총을 쏘며 머뭇거리고 어설프지만, 그의 살인은 점차 대담해집니다. "어쩔 수가 없다"는 자기합리화의 대사는 단순한 변명을 넘어서,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을 위해 타인의 생존권을 박탈해야 하는 잔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손예진의 미리와 쟁쟁한 경쟁자들, 연쇄 살인의 공조자와 희생자

재미있는 것은 만수가 한창 치밀한 살인 계획에 집중하는 사이 그의 아내 미리(손예진)는 다른 남자와 바람이 나게 된다는 점입니다. 다재다능하고 밝은 성격의 미리는 남편의 갑작스러운 실직에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치과에서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치과의 의사 오진호와 바람이 납니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만수는 미리와의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아내의 남자친구 역시 제거 대상에 넣게 됩니다. 즉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해지는 살인은 이제 만수에게 있어 그다지 대단한 일이 아닌 것입니다.

무릎에 앉아 직접 넥타이를 매주는 소예진의 모습은 격려인지 압박인지 알 수 없는 부담스러운 언행으로 다가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어. 최고의 면접이 될 거야"라는 말은 사랑하는 남편을 응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실직자 가장에게 가해지는 무언의 압박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마침내 아내 미리도 남편의 만행을 눈치챈 듯 보입니다. 만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이 뭔가를 알아버렸다는 느낌이 강하고, 이어서 온실에서 서로를 안고 있는 부부의 모습은 서로의 비밀을 이제 다 알게 된 듯 보입니다.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미리 캐릭터는 후반부로 가면서 강하고 입체적인 면모를 짙게 보여준다고 합니다.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살인의 공조자가 된 아내 미리는 이후 만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경찰에 발각될 때 극적인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단순한 부부 관계를 넘어서,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라는 단위가 생존을 위해 어떻게 공모하고 변질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치입니다.

만수의 제거 대상에는 쟁쟁한 경쟁자들이 포함됩니다. 차승원이 연기하는 고시조는 만수와 같이 제지 회사에서 실직하여 현재는 편의점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지업계를 향한 열정만은 잃지 않고 있어 제거 대상이 되었습니다. 차승원을 죽일 때 만수는 손을 가려 총을 쏘는 모습을 보이며, 집에서 총 쏘는 것도 연습한 듯 보입니다. 이성민이 연기하는 구번모는 이력서는 타자기로, 음악은 LP만 고집하는 전형적인 아날로그형 인간입니다. 제지업계 베테랑으로 실직 상태인 강력한 경쟁자 구번모를 총으로 쏘는 순간 그의 안에 아내가 만수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칩니다.

구번모는 어깨 쪽에 총을 비스듬히 맞은 것으로 보이고 만수도 곧 정신이 돌아올 것 같은데, 사투를 거듭한 끝에 총이 서랍장 밑으로 들어가 버리고 세 사람은 그걸 잡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순간 밝은 빛을 보는 이병헌, 구번모의 안에 아내의 집요한 추격은 이어지고 결국 가까스로 그곳을 나왔지만 뒤따르는 여인은 구번모의 아내인 듯 보입니다. 완전 범죄를 위해 땅을 파고 작업용 앞치마를 두른 채 톱을 들고 있지만, 결국 CCTV와 과학 수사가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임을 감안하면 영화는 원작과 좀 다른 결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등장인물 배우 캐릭터 특징 역할
유만수 이병헌 25년 경력 제지 회사 감독, 실직자 연쇄 살인 주인공
미리 손예진 다재다능한 아내, 치과 근무 살인의 공조자
고시조 차승원 제지업계 출신, 편의점 매니저 제거 대상 경쟁자
구번모 이성민 아날로그형 베테랑, 실직 상태 제거 대상 경쟁자
최선출 - 파피로스 반장, 호탕한 성격 최종 제거 목표

박찬욱 감독이 제시하는 이 영화의 핵심은 단순한 슬래셔 무비를 넘어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가 투영된 '나의 집'을 지키기 위해 타인의 생존권을 박탈해 버리는 만수의 행위를 통해 현대 자본주의의 잔혹한 생존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입니다. "당신이 사라져야 내가 살아"라는 대사는 경쟁 사회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실직자 모임의 관리자가 말하는 "실직은 네 잘못이 아니다"라는 위로는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해야 하는 모순된 현실을 반영합니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결국 경쟁자 여섯 명과 자신이 앉고자 하는 자리에 있던 관리자마저 모두 처리하고는 자신이 원하던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갑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시신을 수색하고 범죄의 도구인 총알이 발견되며 경찰이 출동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사랑하는 내 가족은 온 마음으로" 갈아, 똘똘 뭉친 한 가족이 제지 회사의 원료로 쓰이는 나무가 베어져 나가 쓰러지듯, 평범하기 그지없는 중산층 가장도 쓰러집니다. 하트를 날리며 온 마음으로 가장을 지지하지만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이병헌과 박찬욱의 만남만으로도 안 볼 수 없는 이 영화는, 너무도 평범했던 한 중산층 가장이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것을 위해 섬뜩한 연쇄 살인마로 변해가는 과정을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으로 표현합니다. 어쩔 수 없는 스릴러이면서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아주 짙은 이 영화는, "어쩔 수가 없다"는 자기합리화가 사회적 시스템의 붕괴와 맞물리면서 선사할 그 서늘한 카타르시스를 박찬욱 특유의 긴박한 호흡으로 예고하며, 2026년 가장 문제적이고 마스터피스한 등장을 기대하게 만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영화 '어쩔 수가 없다'의 원작은 무엇인가요?
A. 이 영화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1996년 출간한 소설 'X'를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20년 전 프랑스 영화 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에 의해 한 차례 영화화된 바 있으며, 박찬욱 감독은 17년간의 각본 작업을 거쳐 한국적 맥락으로 재해석했습니다.

Q. 주인공 유만수가 연쇄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5년 동안 다닌 제지 회사에서 돌연 해고당한 만수는 1년 넘게 재취업에 실패하며 집마저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어린 시절 평균 열 달마다 이사를 다녀야 했던 트라우마를 갖고 있던 그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지가 아닌 가족의 안전과 행복을 상징하는 보금자리입니다. 결국 그는 자신보다 우위에 있는 경쟁자들을 제거하여 원하는 회사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연쇄 살인을 계획합니다.

Q. 손예진이 연기하는 미리 캐릭터는 어떤 역할인가요?
A. 미리는 남편의 실직 후 치과에서 일하며 가족을 지키려 하지만, 치과 의사 오진호와 바람이 나게 됩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그녀는 남편의 만행을 눈치채고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살인의 공조자로 변모합니다. 박찬욱 감독은 미리 캐릭터가 후반부로 가면서 강하고 입체적인 면모를 짙게 보여준다고 밝혔으며,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이 생존을 위해 어떻게 공모하고 변질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Q. 이 영화는 원작과 어떤 차이가 있나요?
A. 원작 소설은 9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제지업계 전문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내어 우편 사서함으로 이력서를 받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CCTV와 과학 수사가 일상화된 현대 한국 사회로 배경을 옮겨, 더욱 긴박하고 치밀한 범죄 계획과 추격전을 그립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주인공이 모든 경쟁자를 제거하고 면접을 보러 가지만, 영화에서는 경찰의 수사와 시신 발견 등 다른 결말을 암시합니다.

Q. 영화의 주제는 무엇인가요?
A. '어쩔 수가 없다'는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잔혹한 생존 구조를 다룹니다. "당신이 사라져야 내가 살아"라는 대사는 경쟁 사회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며, 평범한 중산층 가장이 가족과 집을 지키기 위해 극단적 범죄로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고용 불안과 중산층 붕괴라는 시대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와 스릴러의 결합으로 서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_1yvvKVag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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